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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선 안드레아 신부연중시기
평화를 빕니다.

어느덧 기쁨 충만했던 부활의 축제가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축제의 시기가 끝나고 이제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기간이야말로 우리들의 시간입니다.

즉 대림시기가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고, 사순시기가 주님의 고통과 수난을 묵상하면서 회개하는 시기이며, 부활시기가 우리 또한 예수님처럼 새로운 생명으로 나아가는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기쁨과 희망의 시기라 한다면,

1년 전례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중시기야말로 공생활을 통해 인간과 함께 호흡하셨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 우리의 일상을 그분의 말씀과 행하심에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입니다. 바로 그분이 보내주신 성령의 도우심으로 말입니다.

사실 이 연중시기야말로 우리에게는 기회이고 은총의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우리는 단순함과 권태로움을 위장한 유혹과 악들이 특별하지 않은 하루하루 안에서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우리는 그러한 숨은 죄악들을 찾아내고 피해나가면서 우리의 하루를 거룩하게 만들어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믿음과 신앙을 증명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해 스스로 깨닫고 체험해 가면서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증진시켜 나가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도 이 은총의 연중시기에 우리들의 축제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 차려놓고 초대하셨던 그 잔칫상을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이 하루하루마다 재현해 나가면서 그분의 초대에 응답하여 잔칫집에 기꺼이 들어갈 준비를 항상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첫 번째 잔치는 바로 미사성제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 그분의 만찬을 오늘 다시 재현합니다. 그분 말씀을 통해 잔칫상에 초대된 우리는 그분의 살과 피를 모심으로 영원한 구원이라는 기쁜 복음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죄인인 우리가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표징이 됩니다.

 ‘하느님의 모든 진노와 분노가 미사 봉헌 앞에서 풀어진다’(성 알베르토)

 미사성제야말로 우리가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잔치라고 할 것입니다.

두 번 째 잔치는 가정공동체입니다. 오늘날은 핵가족화와 맞벌이 등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예전에 가족들이 함께 살아가던 때에는 식사 자체가 마치 잔치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자체가 신나는 일이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명절 때나 특별한 기념일에 친척들이 한데 모이면 왁자지껄 떠들면서 기쁨과 아픔을 나누는 것처럼, 가족이 함께 함은 그렇게 삶의 힘이 되고 축복이 되고 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공동체야말로 우리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첫 장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체험하는 사랑의 기쁨은 또한 교회의 기쁨입니다.’(사랑의 기쁨)

 마지막으로 우리의 잔치는 만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집니다. 얼마나 많은 순간 우리는 그 만남을 우연처럼, 일상인 듯 흘려보내고 있는지 성찰해 봅시다.

사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우연히 예수님을 만납니다. 배 위에서 길가에서 세관에서, 그리고 호숫가에서... 그들은 의도치 않은 만남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당신의 뜻대로 만남을 준비하시고 실행하셨습니다.

즉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내 이웃 형제들과의 만남(직장, 교회, 학교 모두 포함하여) 또한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상기하고 일치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축제를 준비하게 됩니다. 바로 사랑의 잔치입니다.

사랑은 관계를 풍요롭게 하고, 보다 더 깊은 유대와 함께 기쁨을 줍니다. 마치 흥겨운 잔치처럼 말입니다. 우리들의 만남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장이며 그로 인해 함께 잔치에 초대받게 되는, 다시 말해 더불어 함께 하느님나라로 향하게 되는 일치의 여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만남이 때로는 황당할 수 도 있고, 때로는 고통일 수 도 있습니다. 사도들도 그분을 처음 뵈었을 때 그랬었지요. 어떤 사람은 떠나달라고 간청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눈이 멀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들의 마지막 응답은 ‘예 알겠습니다’ 였고,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즉 순명함은 만남을 더욱 내밀하고 거룩하게 이끌어 갑니다. 비록 누군가와의 만남이 시련을 준다 할지라도 그것에 눈을 맞추지 마시고 보다 더 깊은 영적 만남의 길을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시려고 하는 참된 잔치의 문이 열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우리의 잔치가 시작됩니다. 모두 함께 즐겁게 살아갑시다. 주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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